▲ “남한강을 따라 롱보드로 가보자” 누적 주행 거리 46.45km

  • 출발: 오빈역
  • 도착: 양수역
  • 거리, 속도 정보: 16.69km, 1시간 47분, 속도 측정 기록 없음


▾ 각 전철역의 시간표는 포털에서 쉽게 검색이 가능했다.


🀫 시리즈 목차

🀫 주행 기록 - 2015년 2월 20일 금요일 오전 6시, 안개가 많았다, 16.69km
전동 보드로 남한강을 따라 달리다 보니 전동 보드의 배터리 용량에 슬슬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다. 좀 더 멀리 빨리 가고 싶다는 욕심에 차로 출발지점까지 이동한 다음 반환점에 해당하는 곳까지 전철로 이동하여 다시 출발점까지 보드로 이동하면 왕복할 필요가 없으니 이전보다 배로 이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지난번에 본 양수역에서부터 양평역까지의 구간은 전철과 자전거 도로가 평행하게 달리는 구간이므로 이렇게 시도를 해볼 만한 구간이다.

일단 주말 새벽에 전철 시간을 파악해야 되는데 이곳저곳을 뒤져봤지만, NAVER의 수도권 지하철역 정보가 가장 정확했다. 시간표는 이렇게 확보했고, 해 뜨는 시각이 7시 10분쯤이니 오빈역에서 7시 10분에 보드 타고 출발하려면 양수역에서 6시 42분 전철을 타면 되겠다는 계산이 나왔다.

▾ 아직 해 뜨기 전이라서 컴컴한 양수역 모습



▾ 혹시 몰라 찍어 둔 양수역 전동열차시간표



▾ 생각보다 10분 정도 빨리 양수역에 도착했다. 42 분 열차를 기다리는데 예상대로 플랫폼에는 아무도 없고 서울 공기와는 다르게 새벽 공기가 꽤나 춥다고 느껴졌다. 아무도 없는 플랫폼에서 열심히 몸 풀기를 했는데, 아마도 CCTV로 보면 이상한 장면이었을 것 같다.



▾ 예상대로 전철 내부에도 손님은 없다. 다른 칸에는 두 세명 정도 수준의 손님이 있더라. 아무도 없는 전철로 롱보드 라이딩을 하러 이동하는 맛도 꽤나 괜찮다. 마치 내가 전부를 전세 낸 듯한 느낌?



▾ 자, 드디어 오빈역에 도착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면 일일 이용객이 무척 적은 역으로 유명한 역이다. 오빈역에 내리니 해가 떠 있었다. 남한강 코스를 시작한 이래 왕복이 아닌 편도로는 가장 긴 코스를 오늘 달리게 된다.



▾ 오빈역에 나와 논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큰 길이 나오고 바닥에 그려진 파란색 자전거 도로 표시를 따라 진행하다보니 반갑게도 자전거 도로가 보였다. 신나서 출발지점이랍시고 찍은 사진인데… 잘 모르는 길에서 동서남북도 따져보지 않고 출발한 벌을 톡톡히 받게 된다.


2km쯤 진행하다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양수역 쪽으로 가야 하는데 중간중간 나오는 팻말이 알려주는 거리 정보는 점점 양평 쪽으로 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 아닌가? 반대 방향으로 2km를 진행한 것이다. 전동 보드 배터리로 주행 가능한 전체 거리를 이번 경로로 잡았기에 역방향 2km는 4km 거리를 진행할 만큼의 배터리를 낭비했다는 뜻이다.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는데 시간과 배터리를 소비했고, 더 큰 문제는 양수역 쪽으로 진행하는 자전거 도로를 찾는데 추가로 20분을 더 소비해야 했다. 아무도 없는 새벽길에서 양수역 방향의 자전거 도로를 찾기란 길치인 내게는 꽤 어려운 문제였다. 중간중간 짜증도 나고 순간적으론 주말에 잠이나 더 잘 것이지 새벽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갈림길마다 기가차게 자전거 도로가 아닌쪽으로만 선택하는 덕분에 배터리도 시간도 엄청나게 소비하였다.

그래서 중간중간의 사진이 전혀 없다. 약간의 멘붕 상태와 기록이고 뭐고 일단은 빨리 양수역까지 돌아가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었다. 중간에 산책 중인 동네 주민을 만나 다행히 자전거 도로를 찾을 수 있었고, 배터리 소비를 조금이나마 줄여보겠다고 미친듯이 펌핑을 하며 주행했다. 양수역 전 역인 신원역을 조금 지났을 때 배터리는 완전히 방전되었고, 지도를 확인해 보니 양수역까지는 4km 정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신원역으로 되돌아가서 전철로 양수역까지 이동할 것인가, 아니면 푸쉬오프로 4km를 주행해서 양수역까지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코스는 평소에 오기는 힘든 코스이기에 설 연휴를 끼여 왔고, 중간에 포기하면 안 좋은 선례로 남을 것 같아 고되더라도 푸쉬오프로 전진하기로 하였다.
아, 그런데 기존에 타던 크루저 보드의 푸쉬오프와 전동 롱보드의 푸쉬오프는 차이가 컸다. 두 배 정도 힘들다면 맞을까? 엄살이 심한 건가? 어쨌건 예전 6km 정도는 푸쉬오프만으로도 잘 다녔는데, 이놈의 롱보드는 힘들어서 고생은 좀 했다. 그리고 전동의 힘으로 터널을 지날 때는 몰랐는데 푸쉬오프로 300m 정도 되는 컴컴한 터널을 아무도 없는데 건너가노라면 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는 경험이지만 두 번 하고 싶지는 않았다.^^;
예상보다 거의 한 시간을 더 쓰고서야 양수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녹초가 되서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기 바빴기에 중간 과정의 사진은 한 장도 없다. :) 혹시라도 같은 코스를 다시 도전하게 되면 그때 사진을 찍어야겠다. 배터리 잔량 긴장감 때문에 제대로 풍경을 못 즐겼는데, 남한강 코스 중에서 무척 멋진 구간이었다.

간만에 제대로 고생을 하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계획대로는 되지 않는 여정이 마치 인생과도 같다고나 할까? 하지만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다 경험이고 추억이 된다. 우연히, 갑자기 전동 보드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아마도 꽤 오래 계속 하게 될 것 같다.

아참… 그리고 중간에 까불다가 넘어졌다. 다행히 이번에는 보호장구 덕분에 다치거나 찢어진 곳 없이 일어날 수 있었다. 한 번 또 대차게 넘어지고 나니 롱보드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도 1~2년 밖에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근육이 있어서 뼈가 안 다쳤지 근육이 빠지면 더 심하게 다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일찌 시작했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그나마 지금이라도 타고 다니는 것이 어디냐. 즐겁게 조심조심 욕심부리지 말고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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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etc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