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작업2010.12.07 07:33
목차
1. 제품 기획
2. 제품 기획 II
3. 회로 설계 및 PCB 제작 <- 현재 여길 보고 계십니다.
4. 펌웨어 테스트
5. 양산 및 이벤트

회로는 크게 바뀔 부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USB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고 USB 브릿지 칩을 쓸 수 없다보니 USB IP를 내장한 프로세서를 사용해야 합니다. 작으면서 속도도 꽤 빠르면서 USB 기능을 가지고 있는 Cortex-M3 모델들을 찾다보니 꽤나 시간을 많이 허비했습니다. 그런데 기껏 찾아놓으니 문제는 MOQ 입니다. 크기가 작은 모델이다보니 선정한 모델을 국내에서는 사용하는 곳이 아예 없다는 군요. 국내 대리점이 수입해 본 적이 없는 모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량으로 사기 전에는 수급하기가 꽤 까다롭게 되었습니다. myARS-USB가 말 그대로 와앙~창 팔린다면야 구매하는 것이 뭐가 걱정이겠습니까만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안 팔리면 그대로 재고품이고 극단적인 경우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흠... 고민고민...

센서들도 문제입니다. 작으면서 고성능 모델들을 선정하다보니 가속도 센서같은 경우는 국내에서는 쓰지 않는 모델이어서 1~2천개로는 수입이 안된다고 하네요. 또 고민고민...
 
클록, 수동 소자들도 극단적으로 가장 작은 제품들을 선정해야 하다보니 가격도 두 배, 세 배 비쌉니다. 또 고민고민...

PCB도 기본 4층이고, 어쩌면 6층까지 갈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럼 PCB 가격도 다시 두 배, 세 배 비싸지는데... 또 고민고민...

일은 진도가 안나가고 계속 고민한 쌓여가는 모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대로 진행하면 원래 예상했던 프로젝트 비용보다 세 배 이상 비용이 소진되며, 어마어마한 재고를 떠 안는 어쩌면 대재앙이 될 수도 있는 프로젝트로 변질되어 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다시 예전의 myARS를 다시 만들어 팔기에는 그동안 쏟은 시간이 아깝고, 기획이 아깝습니다.

사기업에서 시간은 돈입니다. 왜 프로젝트는 항상 생각보다 훠~~~얼씬 지연될까요? 생각했던 것 보다 빨리 끝나는 프로젝트가 없을까요?



이 고민에 기름을 붓는 플랫폼 팀장님의 의견 - "이번 기회에 실드캔을 적용해서 아주 깔끔하게 만들어 봅시다." 실드캔 제작 업체 접촉하여 견적을 받아보니 이건 뭐 기본 양산 물량이 1만개 이상 수준에 금형 제작비에... 이 정도면 고민 수준을 넘어서 프로젝트 존폐가 눈앞에서 아른거립니다. 프로젝트 소요 비용이 초기 예상치의 4배를 넘어섰습니다. 일년 내내 myARS-USB 팔아도 이익은 커녕 개발비 회수하기도 힘듭니다. 안그래도 사무실을 확장 이전에서 불필요한 경비는 가능한 줄이는 분위기에 몇 천만원짜리 계산서를 던지면 재무팀에게 비수를 꽂는 격입니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위드로봇 맴버들은 위드로봇 연구실의 전형적인 의사결정 트리를 적용합니다.
 1. 이 일을 하면 우리는 행복할까? ->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들어져서 잘 동작하면 이쁜 녀석이 될 것 같고, 그럼... 기분은 좋을 것 같다.
 2.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까? -> 뭐, 후회까지야. 하지만 비슷한 제품이 나와서 잘 팔린다면... 배가 좀 아프겠지. 그리고 속상하겠지. 아, 결국 후회하는 것이구나.
 3. 이 개발이 나중에도 자주 쓰일까? ->  실드캔 제작 공정은 몇 번 쓰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작게 만들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언제가는 경험하게 될 과정일 것 같다.
 4. 돈은 되냐? -> 개발비만 회수하는데 2년은 걸릴 것 같다. 즉 이거 팔아서 돈은 못 번다.

ROI가 2년이면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reject 감입니다. 특히나 위드로봇처럼 영세한 소기업에서는 더더욱 그렇죠. 비지니스 측면에서는 "돈은 되냐?" 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와야 합니다. 전형적인 경영 교과서에 나오는 회사의 존립 이유는 영리 추구니까요. 하지만 돈을 되냐라는 질문을 맨 먼저 앞세우기에는 아직까지 위드로봇 맴버들은 자존심이 상합니다. 돈이 안되도 행복하다면 개발할 수 있는 엔지니어의 놀이터를 만들고자 설립한 회사니까요.

행복한 엔지니어의 즐거운 놀이터 위드로봇~~.


우선 순위가 높은 1, 2, 3번 질문은 통과했고, 돈은 안될 것 같다고 하니 이 risk를 떠 안아야 할 사람은... 대표 이사겠죠.  장고 모드로 돌입했습니다만 항상 마지막 결론은 같습니다. 위드로봇 맴버들을 믿고 지원하는 것이죠. 대신 자금 투자 시점에서부터 양산까지의 기간을 최소화하자는 부탁을 했습니다. 목표는 1월 중순까지 양산 완료!

다시 호떡집에 불이 난 듯 프로젝트는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플랫폼 팀장님은 회로도 그리고, 아트워크 시작하고, PCB 제작.
임베디드 팀장님은 소프트웨어 쥐어짜서 가능한 빠르고 작게 만드는 작업 시작.
지원팀은 디바이스 소싱 업체에 연락하여 단가 네고를 위한 애교 작전 시작.
또한 메탈캔 제작을 위해 금형 파고 실드캔 양산하고~.

일주일간 이래저래 바쁘게 움직인 결과 아트워크가 완료되었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니 PCB가 제작완료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실드캔 금형도 만들어져 입고가 되었네요.

위드로봇 팀장님들의 노고로 뚝딱뚝딱 만들어진 PCB. 4 x 4 형식으로 배열하였습니다.


이 와중에 펌웨어 코딩을 담당한 플랫폼 팀장님은 뉴질랜드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때문에 2주 이상 장기 해외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출장 중에서도 짬짬히 코딩을 해야 겠다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출국합니다. 코딩을 뉴질랜드에서 하면 Designed by New Zealand 가 되는건가요? 어쨌건 프로젝트 일정을 지연시키는 사건들은 끊임없이 발생하기 마련인가 봅니다. 프로젝트의 여유 버퍼 관리... 너무나도 중요한데 아직까지도 내공이 덜 쌓여서 좀 더 많은 학습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쨌건 지원팀의 고생 덕분에 부품들이 수급이 되었고, 테스트용으로 몇 개 조립을 해 봅니다. 이건 뭐 부품들이 깨알보다도 작아서 납땜하다가 눈이 빠지겠습니다. 납땜하다가 품질 좋은 확대경을 사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이놈의 프로젝트는 돈 잡아먹는 귀신이군요.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샘플 PCB가 완성되었습니다.

우선 테스트를 위해 3장만 납땜했습니다. 하도 작게 만들어 via를 뚫을 곳이 없어 고생했다는 아트워크 업체로부터 원성을 들어야 했습니다. 납땜할 때 부품이 깨알보다 더 작아 무지 고생해야 합니다.



메탈캔까지 한 번 씌우고 사진 한 방~. 와우 보기만해도 이쁩니다.

랜더링한 이미지와 거의 흡사하게 나왔습니다. 대만족~


드디어 엔지니어들이 가장 떨리고 좋아하는 시간... 첫 번째 전원을 넣어 볼 단계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첫날밤 만큼이나 떨리는 순간... 과연 한 방에 동작할 것인가, 아니면 불꽃 놀이를 하며 장렬히 myARS-USB 1차 버전은 전사할 것인가? 기대하시라~ 개봉 박두~

다음 이야기: [myARS-USB] 펌웨어 테스트

Posted by getcome